[월가월부] 테슬라 주가 123% 뛰었는데 …'세계 1위' 中비야디는 헛바퀴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6.27 17:36:08 I 수정 : 2023.06.27 22:21:48
올들어 주가 채 1%도 안 올라
中전기차 보조금 지원 중단탓
버핏도 8600만달러 규모 매각
니오, 재무위기 직격탄에 13%↓
모든 차종 리뉴얼 나선 리오토
판매량 급성장하며 62% 상승






중국 전기차 선두 업체 비야디(BYD)가 전기차 세계 판매 1위에 올라섰지만 올 해 들어서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이 작년 12월 말 끝난 데다 테슬라 등 경쟁사들의 판매가격 인하 전략으로 비야디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지원 요청에 최근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 정책을 2027년까지 재연장했지만 주식시장 우려를 불식하기엔 미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또 비야디 주식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버크셔가 비야디 주식 일부를 또 매각했다면서 아직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버크셔가 홍콩증권거래소(HKSE)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최근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비야디 주식 250만주를 팔았다. 매각 규모는 8600만달러(약 1120억원) 상당이다. 이로써 버크셔는 비야디 지분율을 9.2%에서 8.9%로 줄였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버크셔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비야디에 총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비야디 지분 10%를 확보했다. 작년 8월 말 투자 14년 만에 처음으로 수익률 약 33배 수준에서 매각하기 시작해 수차례 매각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약 200만주를 팔았다.

비야디는 1995년 설립된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이자 중국 2위 2차전지 기업이다. 2002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데 이어 2011년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스마트폰 배터리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위탁생산(OEM), 자동차, 전기차 2차전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리튬,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 모터, 전력반도체(IGBT), 폐배터리 등 전기차의 모든 생산 단계를 수직계열화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비야디는 작년 186만대를 판매하며 테슬라(131만대)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작년의 2배에 가까운 300만~360만대에 이른다. 중국 자동차업계는 올해 전체 중국 전기차 판매가 850만∼900만대에 이르고, 2025년에는 12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비야디 주가는 올해 들어 1%도 오르지 못했다. 전날 비야디는 연초 대비 0.9% 오른 258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23% 오른 테슬라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다만 주가는 2020년 한 해 동안 303.6% 급등한 뒤 2021년 29.7% 상승했고, 2022년 5.1% 하락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비야디 매출액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201억위안, 순이익은 전년 대비 411% 증가한 41억위안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55만대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증권가는 비야디가 올해 판매 목표 300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 증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희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력 수출 시장은 러시아와 수입관세가 없는 동남아시아고 해외 공장이 확보된 곳은 인도, 태국, 브라질로 신흥 시장 중심"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두 번째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한데 유럽 시장은 관세, 물류비 등으로 수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비야디의 유럽 공장 건설·완공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시행해오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을 올해 중단했다. 이에 전기차 판매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전기차 업계의 아우성이 터져나오자 이달 중국 정부는 2027년까지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 연장을 발표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2025년 말까지 전기차 구매세 100%를 감면하고, 2026~2027년에는 구매세의 50%를 감면한다는 내용이었다.

2·3위 업체인 중국 리오토(LI)와 니오(NIO)는 주가가 상반된 모습이다. 리오토 주가는 올해 들어 62% 오른 반면 니오는 주가가 13% 하락했다. 리오토는 전 모델 라인업이 리뉴얼된 작년 4분기부터 판매량이 급성장 중이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리오토는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66% 증가한 5만2500대로 스타트업 중 가장 유의미한 판매 실적을 냈다"며 "20만위안 이상급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1%,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1위를 기록하며 스타트업 중 브랜드 파워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니오는 최근 재무 위기를 맞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윌리엄 리 니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두 분기 판매 부진이 영업 현금에 부담을 줬기 때문에 유동성 위험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니오는 이달 들어 모든 차종 판매 가격을 3만위안(약 540만원)씩 내리기로 했지만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4~5월 전기차 판매량은 월 1만대 미만으로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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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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